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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2026.09.10

음주 사고를 내고 술을 더 마시면 — '술타기'와 음주측정 방해

음주운전은 사고가 났는지와 무관하게,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는 사실 자체를 처벌하는 범죄입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면 처벌 대상이 되고(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 그 수치가 높을수록 형도 무거워집니다. 초범을 기준으로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 처벌 (초범 기준)
0.03% 이상 ~ 0.08% 미만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0.08% 이상 ~ 0.2% 미만 1년 이상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1천만 원 벌금
0.2% 이상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2천만 원 벌금
음주측정 거부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2천만 원 벌금

여기까지는 비교적 널리 알려진 내용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음주운전 사건의 결론을 가르는 지점은 정작 다른 데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운전하던 그 순간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얼마였는가'를 어떻게 증명하느냐입니다.

문제는 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된다는 데 있습니다. 사고 직후가 아니라 한참 뒤에 측정하면 실제 운전 당시보다 수치가 낮게 나올 수 있고, 반대로 아직 알코올이 흡수되는 중이었다면 더 높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운전 시점과 측정 시점 사이에 시간 차가 있으면, 운전 당시의 수치를 이른바 위드마크 공식으로 역산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계산에는 성별·체중·알코올 분해속도처럼 사람마다 다른 변수가 들어가기 때문에, 대법원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역산할 때에는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를 대입해야 하고(대법원 2000. 11. 10. 선고 99도5541 판결), 그렇게 계산한 값이 처벌 기준을 근소하게 넘는 정도에 그친다면 유죄로 단정하기 전에 더욱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보아 왔습니다(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도3904 판결).

바로 이 역산의 허점을 노린 것이 이른바 '술타기'입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뒤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일부러 술을 더 마셔 버리면, 나중에 측정된 수치가 사고 전에 마신 술 때문인지 사고 후에 마신 술 때문인지 구분되지 않게 되고, 결국 운전 당시의 수치를 특정하기 어려워집니다. 실제로 2024년, 한 유명인이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현장을 벗어나 술을 더 마신 정황이 문제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검찰은 운전 당시의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음주운전 혐의를 제외한 채 기소했고, 이 일이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김호중 방지법'이 만들어졌습니다. 2025년 6월 4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사람이 추가로 술을 마시는 등 음주측정을 방해하는 행위를 별도의 범죄로 처벌합니다(도로교통법 제44조 제5항, 제148조의2). 그 법정형은 음주측정을 거부한 경우와 같은 수준인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술타기로 수치 특정을 피하면 음주운전 자체의 처벌을 면할 여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 회피 행위 자체가 무겁게 처벌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측정 수치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술타기 같은 고의적 방해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측정했는데도 운전 시점과의 시간 차 때문에 역산이 필요한 경우라면, 앞서 본 위드마크 법리에 따라 수치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측정 시각과 운전 시각의 간격,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시점, 계산에 사용된 수치가 합리적인지에 따라 처벌 구간이 달라지거나, 때로는 무죄에 이르기도 합니다. 음주운전 전력에 따른 가중처벌 역시, 오래전 전력까지 무제한으로 가중하던 조항이 위헌으로 판단된 뒤(헌법재판소 2022. 5. 26. 선고 2021헌가30 결정) 지금은 '10년 안에 두 번 이상' 위반한 경우로 요건이 정리되어 있어, 자신의 전력이 이 요건에 해당하는지도 따져볼 지점입니다.

정리하면, 음주운전은 운전 그 자체로 처벌되고, 사고 후 술을 더 마셔 측정을 피하려는 시도는 이제 그 자체가 별도의 범죄가 됩니다. 동시에 측정 경위와 수치, 전력 요건처럼 방어의 관점에서 따져볼 지점도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측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부터 정확히 확인하고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혼자 결정하기 전에 먼저 상담받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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