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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2026.09.17

선생님이 아동학대로 신고당했다면 — 정당한 생활지도와 학대의 경계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앞으로 불러 지도했다는 이유로, 우는 아이를 달래려 손을 잡았다는 이유로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일이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신고 한 건으로 담임에서 배제되고 직위해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교사에게 아동학대 혐의는 벌금 몇 푼의 문제가 아니라 교단에 설 수 있느냐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023년 이른바 교권보호 4법이 개정되면서, 교원의 생활지도에 관한 법적 근거가 비로소 명확해졌습니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2는 교원이 법령과 학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이 정한 신체적 학대·정서적 학대·방임의 금지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정했습니다(2023년 9월 27일 시행). 교사의 정당한 지도를 곧바로 아동학대로 몰지 못하도록 방패를 세운 것입니다.

그러나 이 조항이 교사에게 만능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면책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당한' 생활지도이고, 그 지도가 정당한 범위 안에 있었는지는 여전히 사건마다 따져야 합니다. 지도의 목적이 교육에 있었는지, 방법과 정도가 상황에 비추어 적절했는지, 학교가 정한 규칙과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가 정한 기준을 벗어나지 않았는지가 판단의 잣대가 됩니다. 결국 '정당한 지도였다'는 점을 사실과 근거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사건의 향방을 가릅니다.

법원도 지도와 학대를 기계적으로 가르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수업 중 휴대폰 규칙을 어기고 짜증을 내는 학생에게 부적절한 말을 한 사건에서, 그 말이 불쾌감을 줄 수는 있어도 일회적이었고 반복적인 폭언이나 신체적 유형력이 없었으며 인격을 직접 비하하려는 의도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정서적 학대로 단정할 수 없다며 유죄 판결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5. 7. 3. 선고 2024도9609). 학생의 행동이 수업을 방해한 것이었고 교사에게 지도의 재량이 있었다는 점, 발언 전후로 아동에게 특별한 상태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부적절한 언행이라도 그 자체로 곧장 형사처벌 대상인 학대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특히 교사 사건에서 자주 문제 되는 정서적 학대는, 대법원이 그 성립을 좁게 봅니다. 정서적 학대가 되려면 아동의 정신건강이나 정상적 발달을 해치거나 그러한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아이가 일시적으로 불쾌하거나 서운함을 느낀 정도로는 부족합니다(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7도5769). 신고인의 주장이나 아동의 진술만으로 학대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렀는지가 증거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섣불리 사과부터 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차분히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지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목적, 그 순간 학생의 행동, 다른 학생의 진술이나 CCTV·수업일지 같은 객관적 자료, 그리고 그 지도가 학칙과 생활지도 고시가 정한 범위 안에 있었다는 점을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초기 진술은 이후 절차 내내 기록으로 남아 결과를 좌우하므로, 조사에 앞서 대응 방향을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 면책 조항은 학교의 교원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어린이집 보육교사처럼 다른 법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그대로 원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도 정당한 보육·지도였는지, 그 행위가 아동복지법이 말하는 학대에 이르렀는지를 같은 관점에서 따지게 됩니다.

학생을 지도하는 일과 아동을 학대하는 일은 분명히 다릅니다. 다만 그 경계에서, 내 지도가 '정당한 생활지도'였음을 언제 어떻게 밝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아동학대로 조사를 앞두고 계신 선생님이라면, 사안을 초기에 정리해 대응 방향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혼자 결정하기 전에 먼저 상담받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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