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학교나 경찰에서 연락이 옵니다. 아이가 같은 반 친구나 선생님의 사진을 이용해 딥페이크 영상물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부모는 "장난이었을 것", "요즘 애들이 다 하는 것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가볍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런 사건은 형사 절차와 학교폭력 절차가 따로,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한쪽만 대응하다 다른 쪽에서 큰 불이익을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죄가 되는가
타인의 얼굴이나 신체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형태로 합성·편집·가공하면,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 편집·반포죄(제14조의2)가 됩니다. 2024년 10월 개정으로 처벌이 크게 강해졌습니다. 이제는 퍼뜨릴 목적이 없었더라도 만든 것 자체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되고, 이를 반포하면 역시 7년 이하(영리 목적이면 가중)로, 나아가 받아서 소지·저장하거나 시청만 해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대법원은 이런 영상물의 '소지'를 계속범으로 봅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6도541 판결). 즉 예전에 만들거나 받아 둔 파일을 삭제하지 않고 가지고만 있어도, 그 보관이 계속되는 동안 범죄가 이어지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오래전 일"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둘째, 합성의 대상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더 무거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착취물'(제작 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존 인물의 얼굴에 다른 신체를 합성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성착취물이 아니라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죄로 본 사례들도 있어, 어느 법으로 처벌되는지 자체가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같은 합성물이라도 적용 법률에 따라 형의 무게가 크게 달라지므로, 이 부분은 사건 초기에 반드시 짚어야 합니다.
"소년이니까 보호처분으로 끝나겠지"는 위험한 생각입니다
많은 부모가 "미성년자라 처벌이 가볍겠지", "소년원 가는 것도 아니고 보호처분으로 끝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딥페이크 성범죄에서는 그렇게 안심할 수 없습니다.
소년사건은 두 갈래로 갈립니다. 하나는 가정법원(지방법원) 소년부로 보내져 보호처분을 받는 길이고(이 경우 형벌이 아니어서 전과가 남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검사가 기소해 성인과 마찬가지로 형사재판을 받는 길입니다. 어느 길로 갈지는 1차적으로 검사가 판단하는데(소년법 제49조), 검사가 보호처분이 적절하다고 보면 소년부로 송치하지만, 죄질이 무겁고 형사처분이 필요하다고 보면 형사법정에 세웁니다. 더구나 소년부로 보내진 뒤에도, 소년부가 그 동기와 죄질로 보아 형사처분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사건을 다시 검사에게 돌려보낼 수 있습니다(소년법 제7조).
문제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피해자가 특정되어 있고, 제작에서 그치지 않고 유포로 이어지며, 피해자가 여러 명인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를 단순한 '청소년의 호기심'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고, 실제로 딥페이크를 제작·유포한 10대에게 실형이 선고되고 법정구속된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소년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보호처분으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보호처분으로 마무리되도록 하는 것 자체가 초기부터의 적극적인 변호와 피해 회복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처벌로 이어지면, 소년에 대한 형의 완화 특칙이 있더라도 전과라는 결과는 남습니다.
형사와 별개로, 학교폭력 절차가 진행됩니다
더 간과하기 쉬운 것이 학교폭력 절차입니다. 딥페이크로 친구나 교사의 영상물을 만들어 유포하는 행위는 학교폭력예방법상 사이버폭력이자 성폭력에 해당해, 형사사건과는 별개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의 심의 대상이 됩니다.
학폭위의 조치는 1호 서면사과부터 접촉·보복 금지,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그리고 9호 퇴학까지 단계가 나뉘는데, 성폭력 사안은 피해가 중대한 것으로 보아 전학·출석정지 같은 무거운 조치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일정 조치 이상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고, 2026학년도 대입부터는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전형에 반영되므로 진학에도 직접 영향을 줍니다. 형사에서 보호처분이나 기소유예로 마무리되더라도 학폭 조치는 그와 무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두 절차를 함께, 그리고 각각의 논리에 맞게 대응해야 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
가장 먼저 할 일은, 아이를 다그치거나 서둘러 무언가를 하려 하기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관계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진으로 무엇을 만들었는지, 혼자 한 것인지 여럿이 함께한 것인지, 만들기만 했는지 아니면 보내거나 유포했는지, 지금 그 파일이 어디에 남아 있는지, 상대방이 누구이고 몇 명인지를 차분히 확인해야 합니다. 아이의 진술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기록으로 남아 이후 절차 내내 영향을 미치므로,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한 뒤 신중하게 임해야 합니다.
반면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합의는 섣불리 먼저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피해 회복과 합의가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성범죄 사안에서 가해 학생이나 그 부모가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2차 가해나 접촉으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고, 준비 없이 건넨 사과가 혐의를 인정하는 정황으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사과와 합의는 그 시기와 방법을 신중히 가늠해 적절한 경로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사실관계를 정리한 다음에는, 소년사건의 환경조사와 학폭위 대응, 피해 회복의 방법과 시점까지 전체 그림 속에서 함께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한순간의 행동이 형사 전과와 학교 징계로 동시에 이어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아직 어리니까 괜찮겠지"라고 넘기기보다, 초기에 사안을 정확히 정리해 형사와 학교폭력 양쪽에 대한 대응 방향을 함께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