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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절차2026.09.29

10월 2일부터 검찰은 수사하지 않습니다 — 공소청 시대, 형사사건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2026년 10월 2일, 70년 넘게 유지되어 온 검찰청이 문을 닫습니다. 그 자리에는 기소만 담당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들어서고, 같은 날 개정 형사소송법(2026. 8. 4. 공포)도 함께 시행됩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검사는 더 이상 수사하지 않고, 수사한 결과를 가지고 재판에 넘길지만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입니다.

제도의 이름이 바뀌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고소를 한 사람이든 조사를 받는 사람이든 자신의 사건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거치게 되느냐입니다. 사건이 시작되어 재판에 이르기까지의 흐름을 순서대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누가 수사하는가

먼저 수사의 주체가 달라집니다. 개정법은 검사의 수사권 근거였던 형사소송법 제196조를 삭제하고, 수사의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했습니다. 그동안 예외적으로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었던 부패범죄나 경제범죄도 이제는 검사가 직접 수사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형사사건은 경찰이,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와 같은 중대범죄는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새로 생기는 중대범죄수사청이, 고위공직자 범죄는 종전처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합니다.

고소나 고발도 이제는 사법경찰관에게 하도록 법에 명시되었고(제237조), 경찰은 고소·고발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제238조). 그래서 앞으로 사건의 사실상 출발점이자 가장 중요한 무대는 경찰서가 됩니다. 과거에는 경찰 조사에서 충분히 해명하지 못했더라도 검찰에서 다시 조사를 받으며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두 번째 조사 단계가 원칙적으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경찰 수사가 끝나면: 송치와 불송치

경찰은 수사를 마치면 두 갈래 중 하나로 결론을 냅니다.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면 사건을 공소청 검사에게 넘기고(송치), 혐의가 없다고 보면 스스로 사건을 마무리합니다(불송치). 이 구조 자체는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와 같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검사의 역할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사건이 송치되면 검사는 경찰이 보낸 기록을 검토해 재판에 넘길지(기소), 넘기지 않을지(불기소)를 판단합니다. 고소·고발 사건이라면 송치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이 결정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제257조). 기록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면 과거에는 검사가 피의자나 참고인을 직접 불러 조사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습니다. 검사가 할 수 있는 것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뿐이고, 요구를 받은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합니다(제197조의2). 종전 하위 규정이 정하던 3개월보다 크게 짧아졌고, 이를 법률에 명시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해당 경찰관서가 제대로 보완수사를 하리라 기대하기 어려우면, 검사는 상급 관서나 아예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경찰이 불송치로 결론을 내린 경우에도 사건이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은 불송치 기록을 검사에게 보내야 하고, 검사가 보기에 수사가 미흡하면 기록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3개월 안에 재수사를 마쳐야 하고, 그 결과가 여전히 불송치라면 검사는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다시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담당 경찰관서가 제대로 재수사하리라 기대하기 어려우면 상급 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제245조의8). 검사가 재수사를 요구하면 그 사실은 고소인에게도 통지됩니다.

다만 재수사요구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경찰은 재수사를 해야 할 의무를 질 뿐, 재수사 끝에 다시 불송치로 결론을 내리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검사는 사건을 직접 가져와 수사할 수 없으니, 경찰이 결론을 바꾸지 않는 한 사건은 그대로 불송치로 남게 됩니다. 재수사요구가 강제력이 약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던 이유이고, 이번 개정으로도 이 점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고소한 사람 입장에서 검사의 재수사요구만 기다리기보다 뒤에서 볼 이의신청을 직접 챙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단계 종전 2026. 10. 2. 이후
검사의 직접 수사 부패·경제범죄 등 일부 가능 전면 불가
송치 사건 보완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하거나 경찰에 요구 경찰에 요구만 가능, 1개월 내 이행
불송치 사건 재수사요청(경찰 결론 강제 불가) 재수사요구 반복·다른 기관 지정 가능(결론 강제 불가는 동일)
불송치 이의신청 기한 규정 없음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고발인의 이의신청 불가 무고 등 일부 범죄에서 가능

고소한 사람이 알아야 할 것

고소인에게 가장 중요한 변화는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기한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는 기한 규정이 없어 사실상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까지 언제든 이의신청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송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제245조의7).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연장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이 기간을 넘기면 경찰 단계의 불복 기회를 잃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서를 보낼 때 이의신청 안내와 서식을 함께 보내도록 되어 있으니(제245조의6), 결정서를 받으면 날짜부터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경찰은 자신의 판단과 관계없이 사건을 곧바로 검사에게 송치해야 합니다. 경찰의 결론을 뒤집을 강제력이 약한 재수사요구와 달리, 이의신청은 사건을 확실하게 검사 앞으로 가져가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2022년 법 개정으로 이의신청을 할 수 없게 되었던 고발인도, 무고처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일정한 범죄에 한해서는 다시 이의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의신청을 제대로 하려면 경찰이 무엇을 근거로 불송치했는지 알아야 하는데, 짧은 결정서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개정법은 이의신청을 위해 수사기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제245조의12). 또한 수사가 시작되고 6개월이 넘도록 정당한 이유 없이 제자리걸음이라면 수사관서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수사관서장은 14일 안에 담당 수사관 교체나 향후 수사계획 등을 알려주어야 합니다(제245조의11).

조사받는 사람이 알아야 할 것

피의자 입장에서는 앞서 말했듯 경찰 단계의 비중이 훨씬 커졌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제출한 자료가 사실상 사건의 결론을 좌우하게 되므로, 조사에 앞서 무엇을 어떻게 소명할지 정리해 두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검사를 만날 기회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개정법은 검사가 기소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해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의견서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고소인이나 피해자도 검사에게 면담을 신청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제245조의13). 다만 이 면담에서 나온 진술과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조사가 아니라 판단을 위한 의견 청취라는 뜻입니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우에도 검사는 영장을 청구하기 전에 피의자를 면담할 수 있고, 이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보장됩니다(제201조). 결국 공소청 단계의 변론은 다시 조사를 받는 방식이 아니라, 서면과 면담을 통해 기소하지 말아야 할 이유나 구속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됩니다.

기소 이후, 그리고 불기소에 대한 불복

검사가 기소하면 이후의 재판 절차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개정법은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초해 공소가 제기되었거나 소추재량을 현저히 벗어나 공소가 제기된 경우를 공소기각 사유로 명시했습니다(제327조). 그동안 판례 법리에만 기대던 부분이 법률에 들어온 것이어서, 수사 과정의 위법을 다투는 변론이 더 실질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검사가 불기소하면, 불복 절차는 종전의 틀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고소인이나 고발인은 불기소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광역공소청장(종전의 고등검찰청장)에게 항고할 수 있습니다(공소청법 제57조). 항고가 기각되면 고소인은 법원에 공소 제기를 구하는 재정신청으로 나아가고, 재정신청을 할 수 없는 고발인은 검찰총장에게 재항고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항고가 받아들여지더라도 검사가 직접 수사를 다시 할 수는 없으므로, 추가 수사는 경찰 등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미 진행 중인 사건은

10월 2일 당시 검찰이 직접 수사하던 사건은 원칙적으로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넘어갑니다. 공소시효가 임박하는 등 불가피한 사건에 한해 90일 동안 검사가 계속 수사할 수 있을 뿐입니다(공소청법 부칙 제6조, 형사소송법 부칙 제12조). 경찰이 송치해 검찰에 머물러 있던 사건도 시행일부터는 새로운 보완수사요구 절차에 따르게 됩니다. 시행 직후에는 검찰에 쌓여 있던 사건들이 경찰로 돌아가면서 처리가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시행 전에 적법하게 작성된 검사의 조서가 법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효력을 잃지는 않습니다.

정리하면, 이제 형사사건은 경찰(또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수사하고, 공소청 검사가 그 결과를 서면으로 검토해 기소 여부를 정하며, 부족한 부분은 다시 수사기관에 돌려보내는 구조로 움직입니다. 조사를 받는 쪽이라면 첫 경찰 조사가 사실상 가장 중요한 방어의 기회가 되고, 고소한 쪽이라면 불송치 통지를 받은 순간부터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제도가 바뀌는 시기일수록 자신의 사건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 그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수단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혼자 결정하기 전에 먼저 상담받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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